바로 위의 영상은 얼마 전에 EBS에서 방송 했던 구글과 관련된 영상물입니다. 일본 NHK에서 제작했고, EBS에서는 재방송을 할 의사가 더 없다고 하는군요. 고맙게도 mncast에 올라와 있는 이 영상의 화질이 괜찮아서 방송을 놓친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습니다.
영상은 생각보다 훨씬 냉정하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구글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올블로그를 비롯한 한국 블로그스피어에서 마치 인터넷의 혁명 영웅처럼 구글을 떠 받드는 것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자칭 안티 구글인 제가 이 영상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무리 구글이 싫다고 해도 막강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구글을 무작정 모른 척 해서는 구글의 어떤 행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구글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피드버너 인수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고요. 피드버너가 구글에 인수됨과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구글의 영향권 아래에 들어간 블로거들이 아주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렇게 구글의 영향을 받는 것을 마치 좋은 일인 것 처럼 받아 들이는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언제든지 구글의 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겁니다.

제가 오버 하고 있다고 생각되시면, 위 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영상에서 보여주고 있는 도시, 샌 프란시스코는 이미 구글의 통제 하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구글 치매가 발생한 청년이 있고, 사업가들은 구글의 키워드 검색 순위에 목을 매고 있으며, 어느 날 갑자기 구글 검색에서 일절 통보 없이 강제로 제거당하는 사업가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서 법정 소송을 거는 장면도 나오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군요.


바로 얼마 전엔 기가막힌 뉴스도 있습니다. 구글과 이베이 사이에서 벌어진 기 싸움에 대한 것인데요, 결과적으로 광고주인 이베이의 선승입니다. 구글이 광고 때문에 꼬리를 내렸다는 표현이 쓰여지고 있군요.
구글도 겨우 이런 기업에 불과합니다. 마치 자연스럽게 검색해준 것 같은 검색 결과는 사실 키워드 경매라는 고도의 상업적인 배경이 뒤에 있는 것이며, Don't be evil인지 devil인지 모토를 걸고 있어도 돈이 걸리면 절대 손해는 보지 않기 위해 자존심도 숙이는 그런 기업입니다. 또한 애드센스 파기나 검색 결과에서 삭제 등, 대상자에게 뚜렷한 정보 공개도 없이 자신들의 마음대로 일을 처리하는 곳이기도 하죠.

이런 점에 있어서 구글이 네이버 등과 다른 점이 뭐가 있을까요? 제가 보기엔 전혀 없습니다. 더 하면 더 했을 겁니다(그렇다고 네이버를 긍정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포털은 아직까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의 목표는 세계 모든 정보의 정리 및 체계화라고 합니다. 힘든 일이긴 하죠. 그리고 이루어내면 자랑스러운 일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의 구글 처럼 구글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걸러내고 골라내는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 그것은 인류사에 빛나는 일이 아니라 인류의 정보를 총체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는 우려할 만한 일이 될 것입니다.
세계의 모든 정보가 어느 한 회사의 통제 하에 제공된다 - 그것은 어떤 작가가 상상했던 디스토피아 SF보다도 더 최악의 결과가 될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것의 실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수 많은 SF 소설들이 암울한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 중의 많은 수가 한 대기업의 도시 - 또는 나라를 지배하는 배경을 사용하고 있고요. 행정적인 범위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의식을 무의식적으로 지배하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같이 그런 기업들은 인류의 적으로 등장하죠.
현재 우리나라도 반 기업적인 정서가 널리 퍼져있으며 그 때문에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구글은 환영하며 반깁니다. 왜 그럴까요? 앞선 SF 소설이나 기존 대기업들과 구글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하면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이미지가 다른 것일 겁니다. 구글은 철저히 인터넷 서비스=공짜 라는 분위기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막강하고 막대한 데이터로 사람들을 매료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인터넷이라는 가상 세계를 통해 사업을 크게 확장시켜 나갑니다. 사람들은 그 사업의 의도야 어찌됐든, 자신들이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나므로 반대할 이유가 없었죠.
게다가 결정적으로 광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단지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돈을 쥐어 주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엄청난 액수의 수익을 벌어 들이기도 합니다.

이제 구글은 사용자의 메일, 워드, 스프레드시트 등의 문서들을 관리해주고 더 나아가 신용카드 정보와 같은 개인 정보는 물론,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해 어디서나 구글에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접한 사용자들은 구글이 주는 정보에 빠져 생활과 사업의 높은 비율을 구글에 의존하며 살아 가고 있습니다. 어디에나 구글이 있고, 구글은 어디서나 사용자를 바라 봅니다.

이것이 현재의 샌 프란시스코이며, 구글의 목표는 전 세계를 샌 프란시스코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한 기업이 나라를 지배하며 모든 것을 자신들의 잣대로 처리하는 SF 소설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현실입니다. 많은 SF 작가들이 지적해 왔던 이런 문제는 현실적으로도 독점이라는 좋지 못한 문제와 결합해서 생각할 수 있으며, 구글의 목표가 실형되면 그건 단순히 독점이 아니라 단어 그대로 '지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SF 소설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해서 우습게 보실 수 없습니다. 이미 구글로 인해 소름끼치는 소설 속의 이야기는 절반 쯤 현실이 되어버렸으며, 구글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뛰쳐 나오는 순간, 그것은 당장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구글은 인터넷의 구세주가 아닙니다. 그저 널려있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 중의 하나에 불과합니다. 구글은 기존 인터넷의 폐해에 대한 대안이 아니며 오히려 인터넷에 쌓인 인간의 과거 습성을 더욱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구글을 열심히 홍보하고 구글에 열광하며 자발적으로 널리 퍼뜨리려는 분들은, 구글에 의한 인터넷 획일화를 찬성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군요. 아직도 "구글이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그 분이 순진하신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렇듯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기업은 바로 구글이 아닌가, 합니다.

Don't be evil.
그 감격스러운 모토 뒤에는 이런 말이 숨겨있을 지도 모르죠.
Be the Absol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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