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글은 예전에 내가 올렸던 우분투 리눅스 관련 글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글이다. 내가 주목한 문제는 위 글이 아니라 위 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소위 리눅서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댓글들인데, "리눅스 콘솔이 짱인데 윈도우즈 노예인 댁은 뭘 모르고 지껄인다"는 식의 답변들이 그것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담긴 의미는 그렇겠지.
전공 과목 중 운영체제 강의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이렇다 - UI, 유저 인터페이스는 OS의 목적에 반대되는 기능이다. OS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하드웨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존재하는 프로그램이다. OS의 입장에서 중요한 건 자신이 다루게 되는 하드웨어일 뿐, 유저가 OS를 사용하는 방법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제로 유저가 일일이 관여 할 필요가 없거나 관리 차원에서만 접근이 필요한 서버, 라우터 등에 들어가는 OS들은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가진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모습이 콘솔이다.
UI는 효율적인 면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OS가 대중화, 개인화 되면서부터 말은 달라진다. GUI - 즉,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가 등장하고 쉽게 OS를 운용하는 방법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 선두에 애플 등의 업체가 있고 지금은 윈도우즈의 GUI가 보편화 되어있다.
(보편화라는 것에 태클을 걸 사람도 있겠는데, 정말 보편화 되어있다. 요즘 리눅스들의 기본 GUI는 윈도우즈의 그것에 더 닮아 있고 전 세계 윈도우즈 사용률은 90%이다.)
그러므로 근래의 OS들의 화두로는 효율성 뿐만이 아니라 효과적인 UI를 사용해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편의성도 중요한 한 축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효율성과 편의성 중 어느 한 쪽이라도 등한시 하는 OS는 도태될 수 밖에 없고, 앞으로 발전되는 OS의 방향성에도 맞지 않다. 시장과 소비자들이 그렇게 원하고 있는 것이고, UI도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가 새삼스럽게 각광받는 중이다.
여기서 개인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나는 콘솔로 시작한 유저다. 아무 것도 모르는 국민학생 시절에 MSX 콘솔을 만졌고 MS도스를 배웠으며 GUI는 윈도우즈 3.01로 처음 접했다. 유닉스에 접속해 포트란과 C언어 프로그래밍을 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런 만큼 콘솔의 강력함은 직접 체험해 봤기 때문에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콘솔이 뛰어난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콘솔에 심취한 사람들을 시대에 뒤쳐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리눅스를 주제로 삼아서 이야기 해보면, 일부 리눅스 유저들이 말하는 것 처럼 콘솔이 그렇게 좋은 UI라면 개발자들은 애초에 왜 X윈도우 같은 걸 만들었겠는가? 여기서부터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베릴이나 컴피즈 같은 엄청난 GUI(사용성에선 그다지 많이 편리하진 않다)를 구현하기 위해 콘솔을 두들겨야 한다는 것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가?
개발자들은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GUI를 기준으로 개선을 하고 있는데 정작 고집스러운유저들은 그 개선된 GUI를 구현하기 위해 콘솔을 두들기라고 초보자들을 재촉하는 웃지 못할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가상 OS로 우분투 7.10을 설치하고 각종 콘솔 팁에 의존하지 않은 채 패키지와 GUI에만 의존해서 프로그램들을 설치해 본 일이 있다.
결과부터 말하면, flash에 한글 출력이 제대로 안 되는 것만 제외하고 모든 문제를 마우스 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패키지 관리가 엄청나게 잘 되어 있어서 어느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필요한(혹은 의존된) 다른 패키지들을 자동으로 알아서 선택해 설치하게 해줬다. 심지어는 개발 툴(Kdevelop)을 설치할 때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다. 가상 OS라서 구현은 안 됐지만, 네이티브로 설치하면 간단한 컴피즈 3D 인터페이스 구현도 마우스 클릭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인터넷이나 블로그들에는 온통 콘솔로만 팁이 쓰여 있다. 그게 정설인 마냥. 그게 유일한 법칙인 마냥. 나는 그런 사람들을 콘솔홀릭이라고 부르고 싶다.
콘솔홀릭들에게는 안타까운 얘기지만, 인기 있는 리눅스들을 선두로 해서 데스크탑 리눅스는 점점 더 GUI적으로 쉬워지고 있다. 콘솔홀릭들이 가진 잘난 노하우가 점점 더 필요 없어지고 있는 것이며, 굳이 그 복잡한 콘솔을 다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콘솔홀릭들은 그런 리눅스의 흐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겠지만, 그들만 제외하고 거의 모든 개발자, 그리고 입문 사용자들은 지금의 흐름을 잘 타서 흘러 가고 있다.
데스크탑 리눅스는 앞으로 '공부'해야 사용할 수 있는 OS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수 많은 도스 유저들이 윈도우즈 이래 도스 명령어를 잊어버린 것처럼, 리눅스 유저들도 언젠가는 콘솔 명령의 대부분을 잊게 될 것이다.
또한 그러한 현상은 벌써 시작된 지 오래되었고, 이미 프로그램 설치와 관련된 부분들에서는 거의 콘솔이 필요 없게 되었다. 그저 콘솔홀릭들만 현실을 모를 뿐이다. 콘솔홀릭들의 팁은 더 이상 팁이 아니며, 초보가 리눅스에 진입하는데 방해가 되는 장벽이다.
리눅스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게 윈도우즈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불평이라고? 그렇게 말하는 콘솔홀릭들은 그들이 편들고 있는 리눅스의 UI 발전 방향에도 역행하고 있다는 걸 언제 깨달을까?
답답할 따름이다.
덧)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과 반대로 리눅스에도 바이러스 백신이 있다. 한 예로 Avast에서 리눅스용 백신을 배포 중이다. 그렇다는 건 바이러스가 있다는 말이겠지?
그리고 우분투 리눅스의 경우 일부 OS 업데이트 이후 재부팅을 요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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