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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단계] 그 어느 어두운 날의 바람소리(가제)

Text Creation 2008/04/28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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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당히 어둑한 자연 조명. 북향인 내 방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부드럽고, 차갑다. 덕분에 잠에서 깨도 졸음은 계속 이어진다.
 책상에 있는 삼파장 램프를 키면 어지러이 늘어진 잡동사니들이 어둠에서 드러나며 나를 자극한다. 오른 저녁엔 정리 해야지 - 그렇게 머리 속에 생각했던 것이 벌써 몇 주째이다. 혼자 살면 그렇게 의지 같은 건 좀 더 커다란 곳으로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책상 정리 따위의 작은 건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지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어쨌거나 아침은 시작되었다. 1분도 계획 외로 흘려 보낼 시간은 없다. 지금은 정확히 6시 정각. 지금부터 10분간 보일러를 돌려 더운 물을 준비하고 그 사이에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어 밤 사이 들어온 메일을 확인하고 동시에 기상청 홈페이지로 들어가 오늘의 날씨를 본다. 기상청 예보의 적중 확률은 50% 미만. 그 따위 수치라 해도 내가 예측하는 것 보단 정확하다.
 오늘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맑을 것이라는 것을 보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6시 10분인 지금 쯤이면 머리를 감고 세수 할 더운 물은 충분히 나온다. 그렇게 20분 내로 화장실에서의 일을 마치곤 밖으로 나와 로션, 스킨 등의 화장품을 바른다. 자기 전에 찜 해놓았던 옷을 꺼내 입고 밖으로 나서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 따라서 나의 출근은 6시 40분에서 50분이면 충분히 시작된다.

 직장까진 걸어서 20분 거리. 짧게 자른 머리가 바람에 흔들린다. 남들이 보면 머리를 세우는 걸 깜빡했다고 볼 수도 있을 만큼 자연스럽게 건조된 머리지만, 애초에 다듬을 생각은 없다. 그럴 의미도 없고 말이다. 학생 시절 길게 길렀을 땐 제법 자존심도 스며 들었던 멋진 생머리지만, 그런 건 이미 추억 너머로 던져버린 지 오래다.

 출근하는데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 따윈 없다.
 그나마 거리에 스쳐가는 사람들은 생판 모르는 얼굴 뿐이다. 근처 고등학교를 등교하는 학생들의 졸린 얼굴은 모두 똑같은 표정이라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다. 지나가는 자동차는 모두 진한 선텐으로 안에 누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거리란 그런 것이다. 누가 지나가고, 누가 다가오는 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이 거리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약간의 외로움을 느끼며 담배를 입에 문다. 담배의 온기가 내가 느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온기니까.



현실 배경의 새 글을 구상 중입니다. 일단 제목은 '그 어느 어두운 날의 바람소리'라고 가상으로 지어 놓았습니다.

현실을 차갑고 감정 없이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써 볼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 배경, 인물 설정이 완료되면 연재를 해보겠습니다.
물론 그 동안 글을 써온 버릇 대로 끝까지 쓴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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