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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번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번들로 주어지는 표준줌과 쌍동이인 망원 번들렌즈로 구성된 두 개의 렌즈를 관용적으로 부르는 말입니다. 디지털 SLR 기준으로 보면 18-55와 50-200 같은 화각의 구성이 그런 종류입니다.

그리고 쩜팔, 쩜사 렌즈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는데, 최대개방 조리개 값이 각각 F1.8와 F1.4인 50mm 대의 단초점렌즈를 일컫는 말입니다.

투번들에 쩜팔 혹은 쩜사 렌즈는 DSLR을 시작하는 유저들부터 중고수까지 폭 넓게 애용하는 렌즈 구성으로, 중고 거래 시장에서도 해당 상품이 많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저는 최근 사용하던 15리밋을 매각하고, 그 자금을 그대로 투자해 투번들에 쩜사와 비슷한 구성을 완성 시켰습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4.0 | 26.2mm | ISO-1250 | Off Compulsory

..............읭??????


초호화 스타렌즈 군단의 표준-망원 줌렌즈에 쩜사 조합입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맨 오른쪽의 50-135중간의 55.4는 기존에 갖고 있던 렌즈고, 맨 왼쪽의 놈이 이번에 영입한 마지막 DA스타렌즈입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4.0 | 24.4mm | ISO-1000 | Off Compulsory

바로, 펜탁스 유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DA스타 16-50 렌즈입니다.



그런데 이 16-50이라는 렌즈는 펜탁스 렌즈군들 안에서도 좋지 못한 사연이 좀 많은 특별한 렌즈인데.....ㅡ,.ㅡ;;;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4.0 | 24.4mm | ISO-1250 | Off Compulsory

일단 16-50은 환산치로 24mm에서 75mm 라는 표준줌에 해당하는 화각 영역을 가진 렌즈로, 50-135와 함께 한 세트 형제 렌즈입니다.
16-50과 50-135는 각각 과거 필름바디 대응의 스타렌즈인 FA*28-70FA*80-200을 디지털 바디용으로 대응시킨 후계자들입니다.

그러나 50-135가 펜탁스 디지털바디 궁극의 렌즈라고까지 불릴 정도로 극찬을 받는 반면에 16-50은 가격대비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안 좋은 렌즈로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실제 객관적인 테스트에서도 하위 렌즈인 16-45나 17-70에 비해 주변부 화질이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 왔고, 최대개방에서 소프트하다는 증언들이 끊이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렌즈랍니다.
일부 테스트에서는 주변부 화질이 18-55 번들만도 못한,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좋지 못한 객관적/주관적인 증거와 증언과 자료들 때문에 16-50은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킨 성능을 가진 렌즈가 되었고, '토키나 맛 스타렌즈'라는 비아냥 섞인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는 아래에 설명해 드릴게요).
저도 그래서 중고 거래 가격 기준으로 16-45보다 세 배이상 비싼 이 렌즈를 선택하는데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4.0 | 24.4mm | ISO-2000 | Off Compulsory

펜탁스는 이 16-50과 50-135 렌즈를 설계함에 있어서 같은 호야 그룹 안에 있는 렌즈 제조사, 토키나와 협력하여 만들었습니다. 타 기종 분들은 토키나에서 생산하는 16-50과 50-135 화각의 렌즈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외형이 이 DA스타 렌즈들과 닮았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기계적인 설계의 기본 구조는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내부 렌즈 설계 및 구성이라거나 SDM(초음파 모터)의 도입, 렌즈 코팅 등 핵심적인 부분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렌즈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토키나는 필름 바디에선 어땠는지 몰라도, 디지털 바디에선 어떤 마운트에서도 화질, 선예도 등에서 다소 고성능과는 거리가 있는 메이커입니다. 디자인과 가격, 기계적인 부분에서 우수한 장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평가 되어있는 16-50에게 '토키나맛 스타렌즈'라는 별칭이 그다지 좋은 의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15리밋을 팔아 치우고 이 렌즈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냐?

16-50은 어디까지나 가격대비 성능이 저평가 되어있을 뿐, 가격을 논외로 치면 최상급으로 충분한 고성능을 지닌 렌즈라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50-135 및 55.4와 한 세트로 통일된 구성을 갖출 수 있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렌즈가 참 잘생겼습니다 -ㅂ-)b



제가 좀 무리일 지 몰라도 좋은 렌즈와 좋은 바디를 선호하는 이유는, 사진을 찍음에 있어서 장비 탓을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16-50을 구하게 됨으로써 적어도 앞으로 나오는 사진 중에서 좀 모자란다 싶은 사진들은 장비 탓이 아닌, 99.9% 이상 제 실력 탓인 겁니다. 그래야 제가 빨리 깨닫고 실력 연마로 마음을 굳힐 수 있는 것이죠.

궤변일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가장 좋은 렌즈를 써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중고 시장이라는 좋은 시장도 잘 형성 되어 있으니, 조금만 인내하면 저급 렌즈를 여러 개 돌아 보는 시간 낭비와 돈 낭비를 없앨 수 있는 겁니다.
여담이지만, 이번에 구한 16-50도 좋은 타이밍에 좋은 분과 좋은 가격에 거래한 중고렌즈입니다. 15리밋도 좋게 팔았고요 :-)

여튼, 사람들이 장난 처럼 말하는 "한 방에 (최고 수준의 장비로) 가라"라는 게 그런 의미겠죠.




그렇다면 과연 이 16-50이라는 렌즈가 어떻길래 그렇게 저평가 되어 있을까? 하는 마음에 샘플 사진들을 몇 장 찍어 봤습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15sec | F/2.8 | 16.0mm | ISO-400 | Off Compulsory

전 구간 F2.8이라는, 줌렌즈에서는 꽤 밝은 수준의 최대개방 조리개 값을 유지하는 건 분명한 장점입니다.
렌즈가 밝다는 건 셔터스피드와 ISO 감도 확보에 유리하고, ISO 감도 확보는 곧 노이즈 감소로 이어져 고화질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됩니다.

이 사진도 일반적인 밝기의 카페 실내에서 찍은 건데, 감도가 400에 그치네요. 좋습니다 :-)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3.5 | 16.0mm | ISO-320 | Off Compulsory

또한 밝은 조리개 값은 심도가 얕아져 배경흐림 효과에서도 유리합니다. 크롭바디에서 F2.8이라는 게 심도 표현에서 아주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줌렌즈 중에선 대단히 유리한 편이죠.
배경흐림은 그렇다 치고, 초점이 맞은 나뭇잎의 디테일은 상당히 좋네요.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15sec | F/2.8 | 16.0mm | ISO-1250 | Off Compulsory

테스트를 찍으러 나왔을 땐 이미 어둑어둑 해서 제대로 시험하기가 곤란했는데.....뭐, 이 나름도 독특한 맛이 느껴집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4sec | F/7.1 | 16.0mm | ISO-1600 | Off Compulsory

조리개를 조인 고감도 샷입니다. 빛 갈라짐이 화려하네요~. 그리고 중앙부 화질은 대단합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30sec | F/2.8 | 50.0mm | ISO-1600 | Off Compulsory

위 사진과 같은 자리에서 50mm로 당겨 찍은 사진입니다. 약 3배 줌의 느낌은 대강 이렇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찍었습니다 :-)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15sec | F/2.8 | 16.0mm | ISO-800 | Off Compulsory

한강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15리밋의 광각 느낌도 좋았는데, 16mm의 광각도 충분히 넓고 시원하군요 :-)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5sec | F/2.8 | 16.0mm | ISO-2000 | Off Compulsory

세로로 세우고 걸으면서 찍은 사진인데 달려가는 느낌으로 나왔습니다^^ ㅎㅎㅎ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5sec | F/2.8 | 28.0mm | ISO-1250 | Off Compulsory

이거 누르고 한참 기다려도 신호 안 바뀌던데......ㄱ- 임마! 장난하심?!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2sec | F/7.1 | 16.0mm | ISO-400 | Off Compulsory

참고로 저는 삼각대라는 게 없습니다 -ㅅ-;;;
오로지 손각대와 호흡조절로 찍은 사진입니다. 거의 안 흔들린 게 신기하네요;;; 진리의 손떨림방지 기능 -ㅂ- ㅋㅋㅋ
반포대교 남단 서부에서 찍은 모습니다.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sec | F/7.1 | 16.0mm | ISO-640 | Off Compulsory

여의도방향으로 뚫려 있는 자전거 도로인데, 정말 여의도까지 갈 수 있다네요? 체력이 후달려서 그렇게까지는 안 달려 봤습니다 -ㅂ-;;;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8sec | F/2.8 | 16.0mm | ISO-2000 | Off Compulsory

다리 밑에서 올려 찍은 사진입니다 :-)
이건 최대개방으로 찍은 건데 그럭저럭 선예도가 좋아 보이네요.



PENTAX K-7 | Aperture priority | 1/15sec | F/2.8 | 16.0mm | ISO-1250 | Off Compulsory

싱하 횽님 덕분에 유명해진 한강 굴다리입니다 -ㅂ-
예전엔 훨씬 음산하고 지저분하고 불량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음산하기만 하네요.
(......??)

광각의 왜곡으로 엄청 멀어 보이는데 실제론 10m도 안 떨어진 위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ㅎㅎㅎ




어떤가요? 이 정도면 16-50이 그렇게까진 욕을 먹어야 하는 렌즈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써 본 사람들 중 대다수는 만족하는 렌즈라고 말하지만,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차트와 남들의 테스트 결과를 보며 가격대 성능비에서 안 좋은 렌즈라고 말들 하는 DA스타 16-50...
일단 저는 만족한다는 쪽에 손을 들어 주고 싶습니다 :-)

전체적으로 50-135나 55.4보다 훨씬 풍부하게 느껴지는 계조와 맑고 투명한 느낌, 그리고 최대개방에서도 단렌즈 부럽지 않은 선예도를 지닌 고성능이 대단히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 16-50을 펜탁스로 오면 꼭 써봐야 할 렌즈의 하나로 손 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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