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적이 글을 썼다 - 그 뉴스를 접한 것이 벌써 몇 개월 전인 것 같다. 그를 범상치 않게 봤던 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던 나도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초판의 매진, 곧 이어 추가 인쇄 돌입, 저자 본인도 이런 반응에 당황 등등, 이 책이 이제 서점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을 지금까지 들어왔던 소식만 해도 참 화려하다. 굳이 애써 들어려던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그러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쯤 충동으로 이 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잘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된 유연한 커버를 열고 가수 이적의 글 세계로 뛰어들었다.
대강의 감상부터 말하면, '놀랍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환상 문학이라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환상 - 판타지 문학이라고 하면 싸구려 중세 시대 기사와 마법사의 용 때려잡는 허탈한 코미디 무협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생각이라는 감안 했을 때, 그리고 전통 환상 문학들이라 할 수 있는 외국 작품들이 그다지 좋은 판매고를 올리지 못하는 것을 봐온 나에게 이 책이 잘 팔리는 책이 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기도 하다.
나도 글을 쓴다. 그리고 나름대로 환상 문학을 쓴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쓰는 것은 일본과 한국을 거쳐 온 환상 소설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나를 제외한 같은 글 동아리의 다른 친구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다. 이 책과 비교해서도 그들의 상상력과 글의 완성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 중 누구도 우리의 글이 팔릴만한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또한 글을 주업을 삼는 것은 현세를 살아가는데 바보 같은 짓이라고까지도 생각했다. 아마 여기까지는 이적도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런데 이적의 책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어이없게도 수면 아래에 가라 앉아있기만 하던 '환상 문학'을 대담하게 대중들 앞에 끌어 올려 놓는 대업을 어느 신춘문예나 출판 경험이 전무한 한 가수가 해낸 것이다. 그것도 단 한 권의 책으로.
우리와 같은 비교적 순수한 아마추어 문학인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성급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글에 대한 가능성과 그것에 근거한 내 나름의 희망이 현실로 구현된 것이니까.
지문 사냥꾼은 실로 놀라운 상상과 완성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그것이 경제적인 성공과 파급 효과를 가져온 것이 순수하게 글로만이 아니라 이적이라는 네임 밸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 라는 추측이 그저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그것은 앞서 말한 나의 희망을 접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것이 왜 씁쓸하냐고?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상상을 사람들에게 펼친다는 것, 이 쉽기만 하던 이 일이 이제는 글이 아닌 다른 사회적인 것 - 그것도 되도록이면 글과 생판 관계 없는 - 이 먼저 뒷받침 되어야 글도 인정받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증명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환상 문학'이라는 장르는 말이다.
세계 3대 판타지(반지의 제왕, 나르니아 연대기, 어스시의 마법사)에 이어 4대 판타지로 등극할 지도 모를 '해리포터'의 최신이야기가 최근 공개되었다. 앞선 3개의 판타지가 서양인들만의 판타지였다면, 해리포터는 극도로 발달한 매스미디어와 인터넷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열풍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작가는, 묵묵히 글을 써온 사람에 불과하다. 안 좋게 말하자면 푼돈을 벌기위해 쓴 것이 시작이지만, 사람들은 글 그자체의 세계를 인정, 열광하고 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해리포터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인기 상품화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좋던 상상들을 모두 그저 썩은 이야기 공장을 차려 찍어내 1회용 펼침거리로 팔아 넘기고, 또한 그 이상의 취급을 하지도 않는 한국의 환상 문학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들이다. 마치 악순환을 하듯이 프로라는 사람들도 그 이상의 글은 더 쓰려 하지도 않고......
이적의 책이 비주류임에 도 불구하고 날개돋힌 듯 팔린 것을 생각하면, 이제 사회적인 어떠한 성과도 없는 사람들의 순수한 환상 문학은 그저 그대로 하드 디스크나 원고지에서 썩어 나아갈 운명에 더욱 깊게 자리 잡은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해리포터와 같은 상황은 이제 수 천번을 퇴고해도 일어날 수 없는, 그야말로 '환상적인'일에 불과한 것이다.
나와 나의 친구들의 글도 그런 운명에 그저 묻혀갈까 - 하는 괜한 걱정이 그저 가슴 아프기만 하다. 그리고 아마도 그 걱정은 벌써 현실화 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은 제대로 된 환상 문학을 보는 기쁨과 환상 문학의 현실을 일깨워준 쓰라림을 내게 동시에 주고 있다.
그저, 그런 마음이 나로써는 복잡할 따름이다.
초판의 매진, 곧 이어 추가 인쇄 돌입, 저자 본인도 이런 반응에 당황 등등, 이 책이 이제 서점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을 지금까지 들어왔던 소식만 해도 참 화려하다. 굳이 애써 들어려던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그러다가 오늘에 와서야 반쯤 충동으로 이 책을 구매했다. 그리고 잘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된 유연한 커버를 열고 가수 이적의 글 세계로 뛰어들었다.
대강의 감상부터 말하면, '놀랍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환상 문학이라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환상 - 판타지 문학이라고 하면 싸구려 중세 시대 기사와 마법사의 용 때려잡는 허탈한 코미디 무협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생각이라는 감안 했을 때, 그리고 전통 환상 문학들이라 할 수 있는 외국 작품들이 그다지 좋은 판매고를 올리지 못하는 것을 봐온 나에게 이 책이 잘 팔리는 책이 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기도 하다.
나도 글을 쓴다. 그리고 나름대로 환상 문학을 쓴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쓰는 것은 일본과 한국을 거쳐 온 환상 소설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나를 제외한 같은 글 동아리의 다른 친구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있다. 이 책과 비교해서도 그들의 상상력과 글의 완성도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들 중 누구도 우리의 글이 팔릴만한 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또한 글을 주업을 삼는 것은 현세를 살아가는데 바보 같은 짓이라고까지도 생각했다. 아마 여기까지는 이적도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런데 이적의 책은 보기 좋게 성공했다.
어이없게도 수면 아래에 가라 앉아있기만 하던 '환상 문학'을 대담하게 대중들 앞에 끌어 올려 놓는 대업을 어느 신춘문예나 출판 경험이 전무한 한 가수가 해낸 것이다. 그것도 단 한 권의 책으로.
우리와 같은 비교적 순수한 아마추어 문학인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좀 더 성급하게 말하자면, 우리의 글에 대한 가능성과 그것에 근거한 내 나름의 희망이 현실로 구현된 것이니까.
지문 사냥꾼은 실로 놀라운 상상과 완성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그것이 경제적인 성공과 파급 효과를 가져온 것이 순수하게 글로만이 아니라 이적이라는 네임 밸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 라는 추측이 그저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그것은 앞서 말한 나의 희망을 접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것이 왜 씁쓸하냐고? 그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상상을 사람들에게 펼친다는 것, 이 쉽기만 하던 이 일이 이제는 글이 아닌 다른 사회적인 것 - 그것도 되도록이면 글과 생판 관계 없는 - 이 먼저 뒷받침 되어야 글도 인정받을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증명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애정을 가지고 있는 '환상 문학'이라는 장르는 말이다.
세계 3대 판타지(반지의 제왕, 나르니아 연대기, 어스시의 마법사)에 이어 4대 판타지로 등극할 지도 모를 '해리포터'의 최신이야기가 최근 공개되었다. 앞선 3개의 판타지가 서양인들만의 판타지였다면, 해리포터는 극도로 발달한 매스미디어와 인터넷 덕분에 지구 반대편에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열풍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작가는, 묵묵히 글을 써온 사람에 불과하다. 안 좋게 말하자면 푼돈을 벌기위해 쓴 것이 시작이지만, 사람들은 글 그자체의 세계를 인정, 열광하고 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해리포터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인기 상품화 되어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 좋던 상상들을 모두 그저 썩은 이야기 공장을 차려 찍어내 1회용 펼침거리로 팔아 넘기고, 또한 그 이상의 취급을 하지도 않는 한국의 환상 문학 세계와는 차원이 다른 반응들이다. 마치 악순환을 하듯이 프로라는 사람들도 그 이상의 글은 더 쓰려 하지도 않고......
이적의 책이 비주류임에 도 불구하고 날개돋힌 듯 팔린 것을 생각하면, 이제 사회적인 어떠한 성과도 없는 사람들의 순수한 환상 문학은 그저 그대로 하드 디스크나 원고지에서 썩어 나아갈 운명에 더욱 깊게 자리 잡은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해리포터와 같은 상황은 이제 수 천번을 퇴고해도 일어날 수 없는, 그야말로 '환상적인'일에 불과한 것이다.
나와 나의 친구들의 글도 그런 운명에 그저 묻혀갈까 - 하는 괜한 걱정이 그저 가슴 아프기만 하다. 그리고 아마도 그 걱정은 벌써 현실화 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은 제대로 된 환상 문학을 보는 기쁨과 환상 문학의 현실을 일깨워준 쓰라림을 내게 동시에 주고 있다.
그저, 그런 마음이 나로써는 복잡할 따름이다.



